전문가기고

김동원 창업전문가 - 1유로 프로젝트, 안정적 진보적 꽤 괜찮은 장소를 만나고 온시간

본문

궁금했던 송정동의 1유로 프로젝트에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점 (건축물 자체)

요즘 집과 집 외의 공간을 함께 세팅하는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 그런지 물리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얻기도 했고 이 건물에 입점한 브랜드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쇼핑몰에 가면 배부르게 뭔가를 먹은 다음 의도된 동선에 의해 내가 뺑뺑 돌려지는 느낌인데 이 곳은 1차적인 큐레이션이 되어있는 느낌이라

1차 필터링 된 상점들중 다시 선택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 볼수 있었다.

아마도 적정한 입점 수와 간단한 동선 때문이지 않았을까. (왜 때문인지 직원분들 다 투 머치 친절 - 아마도 1유로 임대료이다 보니 계약서상 방문객의 안좋은 리뷰나 피드백이 있을시 퇴거...? 조항 같은것이 있지 않을까 조심하게 추측해본다)

선 (건물을 마주한 골목길)

벽돌이나 화강석으로 마감한 저층 주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세대 주택이 연이어 지어진 골목길에 표정이 생겼다. 골목길을 걷고 싶어지는 이유는 이런 예상치 못한 상점들을 발견하는 재미니까

면 (반경 nkm)

대형 브랜드가 입점해 젠트리피케이션이 생기는 것을 방지했을 수도 있고 보마켓과 서울가드닝 클럽을 제외하면 대부분 인지도가 높지않았던 스몰 브랜드다.

유니크한 방식으로 영감을 주는 브랜드들을 고르고 골라 입점시킨 것 같다. 코끼리 빌라는 원래 공실이 많고 낙후된 건물이었다고 하는데 몇 년간 무상임대하는 조건으로 공사비를 임차인들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건물이 가꿔졌다고 한다. 이 건물로 인근은 걷기 좋은 동네, 작은 상점들이 생겨 중랑천과 함께 송정동 골목길을 걸어 다녔다.

3층 공유 공간에서 상반기가 가기 전 모임을 한번 해봐야겠다.

건축가의 욕망 중 하나는

내 시그니처 디자인에 매료된 돈 많은 건축주를 만나 도시 주요부에 연이은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과거형인 이유는 역량과 기회가 부족해서 하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이 변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1유로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둘러보면서 안정되고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건축가가

돈 많은 건축주를 쫓는 건축가보다 계속 더 많아지고 지방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면 많은 도시문제가 해결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민간은 한계가 많으니 관이 뒷받침되어야겠지)

이 건물을 돌아보며 나는 지금도 건축인으로 살고 있고 한때(?)는 건축사본업으로 꽤 오래 건축 언저리에 머무는 중인데

점점 도시를 일정 부분 망쳐오는 개발사업에 일조하게 되는 하.. 이런 기획을 마주하니 뭔가 내가 하는일과 대조가 뙇

일정부분 재능 적성 여러선택지중 하나지만 물론 거의 모든것의 결론 노동가성비, 먹고사니즘이 가장크다

외재적으로 자본을 만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정상적 건축과 도시를 만드는 일이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려운일인 것 같다.

외부 도시와 벽을 치고 내 공간만 쾌적하게 만든다 던지 저층주거지에 넘어올수 없는 경계를 만들고 외부와 차별화를 두는 물리적인 틀이 도시의 격차를 만드는 일의 시작이기에 회의가 든다.

갑자기 개발업자 고해성사 였고요

이런 프로젝트를 보면 얼마나 많은 설득의 과정이 있었을까. 에너지 소모측면 으로는 빡셌겠다. 사람을 상상한다면 집요하게 나아가는 추진력이 또 대단하다 매우 짝짝짝.

건축가나 도시계획는 주어진 조건에서 역량을 펼치는 것이고 사회운동가나 정치가는 아니라며 스스로 따끔거리는 심장을 모른척 했는데 이런 역량을 보고 있자니 뭔가 부채감이 느껴집니다


공실이 있던 오래된 송정동의 빌라를 개조했는데 1층은 전용과 공용의 경계가 불분명해서 재미있다.

도쿄아키하바라에 만세이바시역을 개조해 만든 마치에 큐트 상가도 통로와 전용공간이 구분이 안되어있어 임대면적 산정이 궁금했었는데 1유로 프로젝트는 임대료가 1유로라 그런지 전용면적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가 싶기도 했다.

3년간 무상으로 전용공간을 임대한 14개의 점주들을 선발했고 공용부(복도, 화장실)는 건물주님께서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했다고 한다.